창조주의 이야기(책)/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연재)

에콰도르엔 왜 왔어요?

사랑배달부 2020. 9. 4. 23:50

키토, 에콰도르

 

 

에콰도르엔 왜 왔어요?

 

시편 28:7

주는 나의 힘이시요, 나의 방패시니

내 마음이 그분을 신뢰하여 내가 도움을 얻었도다.

그러므로 내 마음이 크게 기뻐하며 내가 내 노래로 그분을 찬양하리로다.

 

처음으로 에콰도르 땅을 밟은지도

벌써 2주가 다 되어갈 즈음의 이야기이다.

에콰도르도 처음, 남미도 처음이다.

60이 훌쩍 넘은 나이에 미지의 나라로 떠난다고 가족들의 걱정도 많았지만

지금도 나의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나의 사랑 예수 그리스도.

 

나는 갈 길 모르니 주여 인도하소서~~

어디 가야 좋을지 나를 인도하소서~~.

주는 나의 힘이시요, 나의 방패시니

내 마음이 그분을 신뢰하여 내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언어의 장벽으로 소통할 수 없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에콰도르에서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만만치 않았다.

주님께서 연약하고 부족한 나를 그곳에서 기다리고 계셨음이 믿어지지 않았다면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주님을 따라나선 선교 여행길에

후원하는 교회도 선교 단체도 나에게는 없었다.

가까이에서 함께 기도하며 힘이 되어주기를 바랐던 아내가

내가 홀로 먼 남미로 발길을 떼는 것에 동의를 하여 주었다.

하지만 이민생활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가장으로서 무책임하게 집을 떠나 가는 나를

서운하고 편치 않은 마음으로 보내준 것이다.

 

나의 마음은 허전하고 황량한 벌판에 홀로 서있는 듯한 마음으로

머나먼 남미의 산간 도시에 와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떠나는 것이 안타깝지만

‘내 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시는 말씀에 나는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은 나의 힘이시요 나의 방패이시다.

나의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살피시는 주님께서

나를 혼자 두지 아니하시고

날마다 매 순간 주님만을 의지하도록 인도하셨다.

그 누구보다도 전지전능하신 주님께서

나와 함께하고 계심을 보여 주시고 믿을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셨다.

또한 돕는 천사들을 만나게 하여 주시고

예비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나의 발걸음을 인도하여 주셨다.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Quito)에서 열을 남짓 지내며

에콰도르 맛보기로 하루하루를 보내었다.

숙소는 70대 후반의 독신 할아버지가 민박을 하는 집이다.

에콰도르 키토에서 8박 9일을 머무는 동안

호스트 할아버지께서 함께 걸으며 친절하게 동네를 소개하여 주었는데

PAN DE YUCA(유카를 재료로 만든 빵)라는

빵집에서 만든 이곳의 토속적인 빵이 값이 싸고 맛이 있었다.

 

숙박료는 하루 $10로 부담이 적었다.

내 옆방에 또 다른 투숙자가 있었다.

저녁 식사 후에, 거실에서 컴퓨터로 에콰도르 공부를 하며

향후 설계를 주님과 함께 해 나아가고 있는데

한 젊은 에콰도르 청년이 다가와 섞이기를 원한다.

이곳은 영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다행이도 이 청년은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였다.

 

첫 번 째 질문은, 만나는 에콰도르인이 꼭 물어보듯

왜 이곳을 오게 되었냐는 것이다.

나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이곳이 좋고

이곳 사람들이 참 좋다고 솔직한 답을 하여 주었다.

나는 성경책을 좋아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하여 주었다.

그리고 에콰도르에 살고 있는 빈곤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원주민,

인디헤나(Indígena)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해 주었다.

그들과 함께 삶을 나누며 살아보고 싶다는 말도 곁들였다.

 

그 청년은 수도 키토에서 북쪽에 있는 대도시 이바라(Ibarra)에서 살고 있는데

이곳 키토에 일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중에는 이곳에서 생활하고

주말이면 가족들이 있는 이바라(Ibarra)에서 지낸다고 하였다.

버스로 두 시간 반가량 소요되는 거리이다.

자기 어머니는 천주교 신자인데

그 동네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돌보아 주고 있다고 하였다.

나의 귀를 매우 솔깃하게 하여 주는 이야기이다.

 

이 청년과 대화를 나누며 이야기를 하던 중에 오타발로를 일차 방문하게 되었고,

삼 일 후에 내가 미국에서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오타발로 (Otavalo)로 숙소를 옮기게 되었다.

오타발로는 에콰도르 원주민 인디헤나(Indigena)가 두 번째로 많이 살고 있는 도시로

꼭 가보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일찌감치 그곳에 가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오타발로는 이바라 보다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도시간 거리는 버스로 40분이 소요된다.

 

오타발로로 숙소를 옮기기 전에 정탐을 위하여 이 박 삼일 동안 머무르게 되었는데

그 기간에 이 청년 안드레스의 가족 전원이 나를 방문하여 따스하게 맞아주었다.

그들의 따스한 환대로 큰 힘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그곳 오타발로에서 빈곤한 원주민들의 삶이 나의 눈에 들어오며 마음을 끌어당겼다.

이곳으로 옮겨 온 후에, 늘 주머니에 25센트 동전 몇 개를 준비하여 넣어 두고 외출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거리를 걸어가다 보면 문득 문득 새까만 맨발의 키가 작은 인디헤나 할머니들이나

몸이 풀편하여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니는 할아버지들을 이따금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게 다가오며 도움을 청하면 준비한 동전을 하나씩 건네주며 하나님의 축복을 기원하곤 하였다.

그때마다 이들은 디오스 빠게(Dios page)로 화답하여 준다. 하나님께서 갚아 주신다는 말이다.

인디헤나 마을에 다녀오는 길에 허기를 메우기 위하여 포장마차 같은 간이 먹거리 가게에서

삶은 옥수수와 감자 그리고 돼지고기 튀긴 것을 소포장으로 주문하여

숙소에 돌아가 먹으려고 발걸음을 재촉하던 중에

지친 인디헤나 할머니가 지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순간, 주린 배를 숙소에 가서 채우려 했는데 어쩌지 하며 망설였으나

나의 걸음은 할머니에게 향하였고 그 따끈한 봉지를 할머니에게 건네어 드렸다.

하나님의 축복을..!(Dios bendiga!)의 말에 ‘디오스 빠게’ 로 화답하는 소리를 뒤로하며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에콰도르는 조용한 나라이다.

사람들도 조용하고 길거리에 돌아 다니는 개들도 조용조용 다닌다.

안데스 산맥에 생성된 이곳 도시들의 고도는 약 2,500M 이다.

약간의 고산병 증세가 있지만 우려할 만큼 일상을 크게 방해 하지 않았다.

가끔 어지럽고 약간 메스꺼운 느낌과 드물게 호흡이 불편하기는 하였다.

 

숙소가 있는 오타발로 도심에는 식당들이 정말로 많이 있다.

눈만 돌리면 아침과 점심을 파는 곳이 많이 있다.

이들은 아침(desayuno)에 쥬스와 음료 과일 치즈 빵 계란 등으로 먹고

점심(almuerzo)은 숩(sopa)과 치킨, 생선, 소고기, 돼지고기 중 한 가지와

밥, 콩으로 만든 음식 그리고 약간 의 샐러드를 접시에 담아

주스나 소다 등 음료를 곁들여 먹는데 가격은 아침이 $2 점심이 $2-$3 정도이다.

나 같은 서민이 먹기에 큰 부담이 없고 맛도 좋다.

물론 여기저기 $10 정도 지불해야 하는 식당들로 있고 더 비싼 고급 음식점도 있다.

 

간편한 인사말 외에는 스페니쉬(Espanol)로 소통할 수 없는 나는

이 나라 의 주 언어인 스페니쉬를 익히는 일이 최우선이었다.

새로 옮긴 오타발로의 숙소도 민박을 하는 곳인데

이곳에서 여행자들을 위한 스페니쉬 교실을 병행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등록을 하고 일주일에 두 번 한 번에 두 시간씩 스페니쉬를 열심으로 익히었다.

실습 시간은 이곳 주민들과의 빈번한 접촉으로 충분히 이루어 졌고

기억력이 좋지 않지만 눈에 띄게 스페니쉬 구사 능력이 향상되어 갔다.

이곳에서도 늘 나와 함께하여 주시는 주님께서

그분의 일을 준비 하기 위하여 바쁘게 움직이심이 느껴졌다.

힘은 들지만 주님과 함께 새로운 사람들과

낯선 풍경들을 날마다 마주치며 살아가는 삶이 기쁘고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