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의 이야기(책)/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연재)

오타발로의 뜨거운 태양

사랑배달부 2020. 9. 9. 23:12

오타발로, 에콰도르

 

 

오타발로의 뜨거운 태양

 

오타발로(Otavalo) 시는 밤과 이른 새벽으로는 제법 공기가 차갑지만

해가 떠오르면 차가운 공기는 어느새 사라지고 따가운 햇살로 덮여진다.

거울에 비추어진 나의 목과 등의 경계 부분이 붉은색과 하얀색으로 대조를 이룬다.

뜨거운 태양볕으로 얼굴 색갈이 변해가고 있다.

 

이곳 주민들 특히 대부분의 원주민들은 검붉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다.

적도의 뜨거운 태양볕에 오랜기간 노출되어 그들의 날쌘 동작과 함께 건강미가 넘쳐흐른다.

 

오타발로 시가지는 토요일만 되면 곳곳이 장사진을 이룬다.

인디헤나들(indigenas)이 많이 살고 있는 이곳에

그들만의 독특한 물품들을 파는 시장(mercado de ponchos)이 있다.

이 시장을 중심으로 거대한 장이 선다.

주로 인데헤나들의 전통 의류와 공예품 등이 주를 이루고

먹거리 들과 온갖 물품들이 여기저기 들어선다.

차로가 봉쇄되는 곳도 많이 있다.

 

또한 토요일 이른 오전에 가축시장(mercado de animales)이

인근에(걸어서 10분거리) 함께 열린다.

어린아이를 포함한 온 가족이 부대 자루에

닭을 두 세 마리씩 들고 나오기도 하고

인디헤나 여인네들이 잘 사용하는 흰 천으로 된 등짐에 메고 나오기도 한다.

이곳은 일하는 아낙들이 등짐에 어린 아기들을 천으로 단단히 동여 메고 다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어린 아기 대신 등짐에 양을 메고 나타나기도 하는데 당연히 들리는 울음소리는 음메~~~~ 이다.

돼지 토끼 관상용 닭 소 말 양등 작은 동물원을 이룬다.

이제 곧 헤어질 것을 아는 아가소와 엄마소가 단단히 몸을 밀착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다.

 

이곳은 고산 지대라 항상 높낮이가 있는 지역들을 걸어 다니게 된다.

좀 한산한 산길을 한 두 번 올라가 본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홀로 세멘으로 된 의자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노인을 발견한다.

안녕하세요?(hola! como estas?) 인사를 건네니 반갑게 인사를 받으며 응답한다.

이어서 계속 말을 건네 오지만 짧은 스페니쉬 실력이라 인사말로 얼버무리며 마무리하고 지나간다.

하루는 스페인어 선생님이 얘기 해준 독수리 공원(Parque del Condor)을 찾아

산길로 접어들다가 이 노인을 두 번쨰로 만나 길 안내를 받았다.

별로 멀지 않은 듯이 말하며 버스도 없으니

걸어서 가라고 하여 시작 하였는데 가도 가도 끝이 안 나온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급하지 않은 경사진 길이 7km나 되었다.

 

푸르름으로 가득한 산 풍경이 남미의 오지를 돌아다니는

나의 마음에 참으로 위로와 쉼을 가져다주었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솔로몬의 옷보다 더 고운 백합화

주 찬송하는 듯 저 맑은 새소리

내 아버지의 지으신 그 솜씨 깊도다.

 

백합화의 고운 옷을 입히시고 나는 새들을 먹이시는 주님.

우리 모두가 창조주를 볼 수 있는 영의 눈을 열어 주시고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옵소서!

 

다음날 그 영감님이 보고 싶어 슬슬 언덕을 걸어 올라갔더니

위치를 바꾸어 조금 아래쪽에 지팡이를 의지하고 서 있었다.

나도 반가웠고 그 영감님도 반가웠나 보다.

이름이 호세 훌로리스(Jose Floris)라 하며 가족들 이야기를 하여 주었다.

헤어질 때 내일 다시 만나자는 말이 참으로 고마웠다.

 

시내를 여기저기 돌다가 무릎이 피곤하여

오타발로(Otavalo) 시민들의 쉼터인 중앙공원을 지나다가

그늘이 있는 의자에 합석을 하였다.

왼쪽은 스페인계 인듯한 노부부가 오른편은 젊은이가

대낮에 목이 흔들흔들 거리며 졸고 있었고

초췌한 모습에 색갈이 많이 바랜 여행가방이 그의 앞에 있었다.

그 청년의 이름도 호세이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왔으며

콜럼비아를 거쳐 에콰도르로 건너와 일을 찾아

삼 개월째 걸어 다니고 있다고 나에게 말하여 주었다.

눈은 껌뻑 껌뻑 졸려하며 그가 용기를 내어 내게 달러를 청한다.

식사도 거른 듯하여 ‘호세(Jose)의 건강과 내일을 위하여

주님께 기도하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간단히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만큼 건네주었다.

- 주님, 호세의 앞날을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

그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호세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은혜 내려 주시옵소서!

 

에콰도르 산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