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의 이야기(책)/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연재)

산골 마을들을 찾아

사랑배달부 2020. 9. 14. 23:15

 

인디헤나 교회

 

이곳에 와서 발품을 많이 팔은 일 중의 하나는 교회를 찾는 일이었다.

이들의 예배에 참여하여 그들이 누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공유해 보고 싶었다.

또한 그곳에 있을지도 모를 사회적 약자들의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교회를 찾아가게 되었다.

두 주에 걸쳐 세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이중 두 곳은 이곳 주민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디헤나들이 모여 예배드리는 교회이었다.

 

인디헤나 교회는 예배 시작 전 이른 시간에

교인들이 본당 교회 마루에 엎드려 기도를 드린다.

예배가 시작 되어 찬양을 두 곡 부르고 본당에서 작은 방으로 옮겨 남녀가 따로 모여

약 50분간 장로님인 듯 한 분이 성경공부를 인도하였다.

인디헤나 전통복장을 한 남녀 성도들이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성경공부가 끝난 후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작은 교회를 지나게 되어

예배중에 들어가 앉아 함께 예배를 드렸다.

이곳은 십오 명 정도가 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폐회 후에 함께 좋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헤어졌다.

 

인디헤나들의 교회는 보통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 가량 예배를 드린다.

오늘 찾아간 인디헤나 교회도 열정적이고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예배시간을 통하여 잘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은혜가 되었다.

특이한 것 중의 하나는 하얀 천을 펼쳐서 강단 앞 쪽 두 곳에 두 사람씩 서서 마주 잡고 있었고

성도들이 일어나 앞으로 줄지어 나아가 하얀 천에 헌금을 하고 돌아온다.

집에서 기르던 토끼를 헌물로 드리기도 하였다.

 

지난주에 친구가 된 호세 훌로리스(Jose Floris)를 만나보고 싶어

가파른 산동네 길을 네 번이나 올라가 보았지만 그를 볼 수 없었다.

몸이 아픈 건지? 궁금하기도 하여 오늘 예배당에 다녀와 점심 후 다시 가 보았다.

친구와 같이 길가 시멘트 의자에 앉아 있다가 나를 알아보고 무척 반기는 호세!

예수님이 너무 좋으신 분이라는 그의 고백이 더욱 굳세지도록

주님께서 늘 붙들어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산 파블로 호수(Laguna de San Pablo)

 

산 파블로 호수(Laguna de San Pablo)는

임바부라 화산(Imbabura Volcano)의 산자락과 어울려 있는 멋진 곳이었다.

 

불과 2-3주 전에는 지리도 모르고 언어 소통이 불가능하여

두려운 마음에 시내 외 버스는 탈 수 없었는데,

이제, 서투르게나마 언어도 조금 하게 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호수로 갔다.

시내 요금은 25센트인데 시내를 벗어나서 인지 35센트를 차장에게 주었다.

 

웅장한 화산 아래에 펼쳐진 아름다운 호수가 나를 반겨 주었다.

호수의 물결과 물풀들 그리고 호수 주변에 흩어져 있는 마을의 풍경이

먼 외지에 홀로 나와 있는 나에게 수시로 밀려오는

쓸쓸함과 피로감을 말끔히 씻겨주었다.

 

산 파블로 호수(Laguna de San Pablo)

 

이곳은 인디헤나들이 살고 있는 산골 마을이 많아서 일주일에 한두 번 시내버스로

산골 마을들을 찾아 그들의 삶의 모습을 눈에 익히며 마음에 담아두곤 하였다.

오타발로 버스터미널 옆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서투른 스페니쉬로 산마을 가려면

어느 버스를 타야 하는지를 물으면 이들은 신기한 듯 나를 대하며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옆에서 귀동냥으로 듣고 있는 사람이 다가와 또 다른 곳을 자세히 가르쳐 주기도 하였다.

터미널 주변은 매우 혼잡하다. 거리에 쏟아져 나와 무언가를 먹으며

환하고 즐거운 모습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수많은 학생들과 각종 노점 상인들과 작은 가게들이 있다.

문득문득 다가와 동전을 구하는 걸인들과

하얀 천에 아기를 말아 등에 걸친 인디헤나 엄마들을 볼 수 있다.

길거 리에 있는 포장마차 같은 간이식당에 삼삼오오 걸쳐 앉아

맛난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과 혼잡한 도심을 사람들과 섞여 부지런히 움직이는 주인 없는 개들

그리고 복잡한 길들 사이에서 편안하게 참을 자는 견공들의 모습은

도심이면 어디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풍경 들이다.

 

이곳은 개들의 천국이다.

주인 없는 개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기도 하고

간이식당 주변에는 예를 갖추고 두 세 걸음 떨어진 거리에 꼼짝하지 않고

언젠가 던 져줄 먹이를 기다리는 착한 개들이 인상적이다.

사람들은 개들을 학대하지 않으며 음식을 잘 건네어 준다.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이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터미널 옆 버스정류장은

버스가 일이 분가량 정차를 한 후 출발을 하는데

버스가 도착하여 사람들이 내리고 정차하는 동 안에

주인 없는 개 한 마리가 버스에 주저함 없이 올라갔다.

앞문으로 오르더니 조금 후에 쓸쓸한 표정으로 뒷문으로 내린다.

아마도 상상하던 먹거리를 찾을 수 없었나 보다.

 

인디헤나들의 산마을 에콰도르는 인구밀도가 제법 높다.

그리 넓지 않은 국토에 서편 해안가와 동편 아마존 지역의 열대 기후에 도시와 마을들이 있으며

내가 자리를 잡은 안데스 산맥의 자락에 큰 도시들이 있다.

산간 도시들은 지형이 가팔라 분지 같은 곳에 도심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주변 산등성이를 따라 인디헤나들이 뜸뜸히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한동안 이들의 살아가는 현장을 보고 싶어 부지런히 산마을 정탐에 나섰다.

산마을로 향하는 시내버스에 몸을 싣고 인디헤나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산마을 끝 종점에서 15센트를 주고 내린다.

 

이곳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달러를 주 화폐로 사용하게 된 나라이다.

환전이 필요치 않아 계산이 용이하여 편리하다.

산마을 종점에서 내려서 도보로 올라온 길을 걸어 내려가며 마을들을 보고 느낀다.

참으로 빈곤한 모습들을 흔히 보며 그들과 삶을 나누게 될 날이

속히 오기를 바라며 기도하며 산길을 내려간다.

 

인디헤나들의 산마을 역시 개들이 많이 있다.

이곳의 개들은 유기견이 별로 없고 주인이 있는 개들로 자존감도 높고 사납기도 하다.

외지인에 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짖어대기도 한다.

다행히 나는 개들을 어릴 적부터 좋아하였고 개들도 나를 유난히 좋아했다.

어떤 때는 낯선 나를 향하여 맹렬하게 짖어대며 돌진해 오는 개들도 있다.

그때마다 나는 그들을 반기듯이 맞아주면

그들의 사나운 기운은 금방 사라지고 의아해하는 눈빛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순한 몸짓으로 내 손등을 코끝으로 툭툭 치고는 멀어져 가기도 한다.

 

나의 발걸음이 에콰도르로 향하게 된 것은

이곳에 살아가고 있는 빈곤한 인디헤나들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주님께서는 빈곤하고 어려운 환경 가운데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인터넷을 통하여 볼 수 있도록 인도하셨다.

예수님께서 이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주시기를 원하신다.

그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들려주시고

그들을 생명의 강가로 인도하여 주시 기를 원하신다.

 

주님은 그곳에 예수님의 제자를 세우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생명의 복음을 심어 주시기를 원하신다.

이를 위하여 나 같은 죄인을 살리시고 훈련시키시어 그들에게 보내고 계신 것이다.

이를 의심 없이 믿고 있는 나는 오직 그분을 믿는 믿음 안에서

그분으로 충만하여지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죄로 물들어 있는 육신의 탐심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마음으로부터 벗어나

오직 내 안에 사시는 주님으로 충만하여지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었다.

예수님은 이러한 나를 사용하여 그분의 사랑과 빛을 그들에게 부어주시며 그들을 깨워주실 것이다.

그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깨우치도록 긍휼을 베풀어 주실 것이다.

그곳에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시고 그곳을 복의 근원으로 삼아가실 것이다.

할렐루야!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후 사흘 만에

미국에서 에콰도르에 선교사로 오신 한 분을 만나 보았다.

그분은 흔쾌히 응하여 주 시고 그곳에 드물게 있는

한식을 하는 작은 식당으로 안내하여 비빔밥을 들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분은 미국에서 출석하던 교회의 도움을 받으며

이곳에서 어려움에 처한 교회들을 돕는 귀한 섬김을 하고 있었고

그분이 이곳에 들어온 직후에 발생한 큰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교회들을 돕고 어려운 현지 교회들을 섬기고 있었다.

 

나는 내가 이곳에 오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분은 그곳 원주민들이 배타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삶 가운데로 들어가 선교하는 일이 매우 힘들 다고 말하여 주었다.

기존에 섬기던 사람들도 대부분 철수를 하였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며

조심하라는 고마운 권면의 말씀도 주셨다.

 

주님만을 믿고 가족들과 함께 살던 곳을 떠나

먼 길을 날아온 나에게 참으로 어두운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다른 길은 없었다.

여기까지 오기에는 수많은 굽이 길들이 있었고 삶의 요동치는 굴곡들 이 있었다.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 하시는 그분의 분명한 말씀을 외면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이 작은 자를 통하여 세우실 그 한 사람을 위하여

나를 이 먼 곳에 보내셨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나는 주님과 함께 흔들림 없이

에콰도르의 오지를 하루하루 걸어 나아가고 있었다.

 

스페니쉬 클래스가 3주째로 접어들었다.

일주일에 두 번, 한 번에 두 시간씩 공부하는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문제는 굳어진 나의 머리. 아무리 외우려 해도 머리에 남아 있지를 않으려 한다.

그래도 날마다 아주 조금씩 늘어나는 에스파뇰(Espanol)!

나의 길을 인도하시는 주님께 감사드렸다.

- 주님, 언제나 제 안에 계시옵소서! -

연약한 제가 언제나 주님 안에 거하도록

은혜 충만, 성령 충만으로 인도하 여 주시옵소서!

 

인디헤나 산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