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이야기

카니발(Carnaval)

사랑배달부 2020. 7. 13. 09:29

카니발(Carnaval) 그날은 재의 수요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날로부터 그 전으로 주일을 제한 40일 동안 예수님의 삶과 고난 그리고 부활을 생각하며 나의 죄와 허물을 반성하고 회개하는 사순절 절기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에콰도르에서 만난 현지인들의 대부분은 가톨릭 신자들이다. 이들은 연 중 국민 전체가 함께 휴가를 내어 카니발(Carnaval)을 즐긴다. 이 말은 고기(carne)를 끊는다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순절 기간 고기를 금하고 정결한 생활을 하기에 앞서 갖는 세계적인 축제이기도 하다.

 

오타발로에서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전 금요일 오후부터 학교 별 퍼레이드로 축제가 시작 되었고 화요일까지 지속되었다. 온 국민이 함께 휴가를 즐기며 이웃과 가족 단위로 길거리에서 공원에서 집에서 맛난 음식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들을 지낸다. 며칠 전부터 거리와 공원 들에서 물총과 물통들을 동원하여 물을 퍼붓고 독특한 향이 있는 하얀 거품이 나오는 스프레이로 무차별 공격을 한다. 서너 살의 어린아이들로부터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까지 이 놀이를 즐기는데 모르는 사람들과 지나가는 차량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재미있는 것은 공격을 당한 그 어느 누구도 화를 내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이것이 에콰도르인들이 연중 즐기는 문화인 줄 알았는데 집주인의 설명을 듣고서야 사순절 전의 국민 휴가 기간 중에 마음껏 즐기는 놀이 문화의 하나임을 알게 되었다. 휴가기간 중에, 내가 묵고 있는 주인집 손녀딸 마이뗴(Maite)의 생일이 있었다. 휴가기간이라서인지 이삼일 동안 친척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와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낸다. 이 집에서도 예외 없이 나의 방 창으로 바라보이는 옥상에서 할머니와 손주 손녀들이 어울려 물과 스프레이로 놀이를 즐긴다. 참으로 보기 좋은 장면들이었다.

 

민박 주인 할머니 할아버지는 이따금 아침과 저녁 식탁에 나를 불러주어 음식과 삶을 나눈다. 참으로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그들과 사귐이 있게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스페인어 수업이 끝난 후, 에콰도르(Ecuador)의 수도인 키토(Quito)에 머무르는 동안 친해진 안드레스의 초대로, 이곳 오타발로에서 북쪽으로 25-30km쯤에 있는 샌안토니오(San Antonio)와 이바라(Ibarra)를 방문하 였다. 샌안토니오에는 소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는 안드레스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고 계시는 곳인데 가축과 농작물 그리고 각종 과일나무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다. 할아버지의 연세가 84세라는데 아직도 정정하시다. 그 비결을 여쭈어 보니 해가 뜨면 농장으로 나아가 해가질 때까지 땀을 흩뿌리며 일하는 것이라 말씀하여 주셨다. 이곳에서 가족들과 전통 음식인 돼지고기 요리 후리 따다(Fritada)를 맛나게 먹었다. 돼지고기와 감자로 만든 숩도 일품이었고 장작불로 삶은 옥수수와 감자 그리고 볶은 옥수수가 접시에 함께 어우러져 있다. 맛도 맛이지만 오랜 시간 정성껏 준비한 안드레스 어머니와 할머니의 손맛과 마음까지 담겨있어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고 한 시간 반 가량 오찬이 이어졌다.

 

아쉬운 작별 후, 안드레스 가족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이바라로 향하였 다. 그곳은 200,000명 정도가 살고 있는 큰 도시인데 함께 크고 아름다운 호수 주변과 시내를 드라이브하며 시간을 보냈다. 호수 주변이 참 아름다웠다. 버스 터미널까지 배웅하여준 안드레스 가족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다음에 또 만날 날을 기약 하였다. 이들은 내가 열흘 전 오타발로를 정탐하기 위하여 왔을 때에도 온 가족 이 동행하여 주며 아름다운 페구체 폭포(Casacada de Peguche)와 쿠이 코차 호수(Laguna de Cuicocha)로 안내하여 주었다. 나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 어준 안드레스와 그 가족들의 사랑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각급 학교별로 퍼레이드를 준비하여 카니발 축제를 소박하고 즐겁게 즐기는 오타발로 시민들

 

카니발 축제에 마음놓고 흰색 스프레이와 물로 무차별 공격을 하는 재미있는 풍습이 있다, 그 어느 누구도 화를 내는 사람은 없었다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과 주민들

 

에콰도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마을 풍경

 

 

주말 장터에 나타나는 인기가 좋은 통돼지 바베큐, 뒷부분부터 뜯어내어 옥수수 샐러드와 함께 제공하여 준다 음료 포함하여 한접시에 $1.50 

 

오타발로시의 기차역, 이곳은 택시와 버스가 싸고 많아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하다 기차는 관광객을 대상으로하는데 이곳 물가로는 상당히 비싸다 

 

기차역 구내의 관광객을 위한 안내 포스터 그림

 

동네를 관통하고 있는 기차길

 

동네 주거지역의 인디헤나(원주민)들의 교회

 

성구와 성경속의 인물이 교회 건물 벽에 그려져 있다

 

중앙공원 성당앞, 결혼식을 끝내고 나올 신랑신부를 기다리는 연주자들과 하객들

 

주말마다 열리는 전통시장(mercado de poncho), 전통공예품과 의류가 주를 이룬다

 

오타발로 중앙공원에서 본 아름다운 하늘, 이곳은 우기인 겨울과 봄철에는 거의 매일 비가 내린다 안데스산맥에 자리잡은 도시 오타발로는 비가오면 춥지만 비가 그치면 따가운 햇살과 함께 맑은 하늘이 반겨준다
친구 안드레스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작은 농장의 과일
후리따다(fritada)가 다 되어간다 돼지고기를 양념을 곁들여 센불에 오랫동안 조려낸 이 지방의 별식이다 나를 맛난 음식으로 환대하여준  이바라 가족에게 감사할 뿐이다
에콰도르 사람들이 배탈이 났을때 즐겨 다려먹는 풀꽃의 아름다운 모습
낯선 곳 에콰도르에 온 나를 가족과 같이 돌보아 주고 사랑을 베풀어준 고마운 가족 정성을 다한 귀한 음식들은 참으로 맛나고 좋았다
기니아피그(Cuy), 에콰도르인의 기호식품이다 농장과 산마을 가정에서 키우며 불에 통째로 구워 먹는 귀한 식재료로 쓰여진다
농장의 이름모를 과실수
백당근, 나는 하얀 당근을 이곳에서 처음 볼 수 있었다 더덕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맛은 당근과 고구마가 섞인듯 하였다
아름다운 이바라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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