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를 좋아한다
아마도 어릴 적부터 그랬나 보다
장마철에 먹구름이 몰려오면 긴장감과 함께 이제 곧 쏟아질 비를 기다렸다
비가 오면 우비에 비닐우산 하나 들고 동네 어귀를 돌아다니며 사방에서 흘러가는 물줄기들과 함께
길가에 작은 둑을 막고 질퍽거리며 동네를 활보한다 어느새 동네 친구들이 합세하여 같이 즐긴다
이후에도 나는 비를 기다리고 좋아했고 특히 강하게 퍼붓는 소나기가 좋았다
비와 함께 놓칠 수 없는 것은 현악기에서 흘러나오는 음률에 마음을 띄우는 일이다
비가 쏟아지면 밖에 세워놓은 차 안에서, 더러는 달리면서, 즐기고는 하였다
비가 좋은 것은 세상의 먼지들을 말끔히 씻겨 주기 때문일까?
나의 마음에 쌓인 티들이 씻겨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일까?
예전 같지는 않지만 나는 지금도 비와 물줄기들을 좋아한다
샤워도 좋고 계곡의 물도 좋고 폭포수도 좋다
오타발로 민박을 하는 동안에 우연히 인근에 아름다운 폭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날도 시내버스로 외곽지역 산마을 향하여 발걸음을 띄었는데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폭포 안내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Cascada de Peguche(페구체 폭포)다
참으로 조용한 곳에 위치한 아름다운 폭포였다
이후 피로가 쌓이면 버스로 15분 거리에 있는 이곳에서
위로와 평안을 얻곤 하였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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